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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09 [이집트] 2일
travel2014. 2. 9. 21:28

* Day 2 - An Unexpected Journey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시차 적응이 덜 된 탓인지 일찍 눈이 떠졌고 씻고 다시 누웠다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해주는 아침밥을 먹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 숙소 화장실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 >


  첫 번째 목적지는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 이동 수단은 전철을 이용했다. 숙소 근처에 있는 El Maadi Station에서 전철을 이용해서 Sadat Station으로 이동한 뒤 출구로 나와서 근처에 있는 분홍색 건물로 향했다.


<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El Maadi Station >


  입장료는 60L.E.(약 30,000원)인데 국제 학생증을 소지한 사람은 반값에 들어갈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유효기간이 한참 지난 국제 학생증을 들이밀어 봤더니 전혀 통하지 않았다. 유럽에 갔을 때도 느낀점이지만 국제 학생증은 참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는 전부 입구에서 회수하기 때문에 실내에서 촬영은 불가능하다.


< 바깥에서 바라본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의 모습 >


  박물관 안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1층은 유물들이 시대순으로 정리되어 있었고 2층에는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제대로 보려면 한나절은 꼬박 걸릴 것 같았다. 더운 날씨에 오래 걸어 다녀서 그런지 한시간 정도 지나자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관람에 대한 의욕이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를 구경하고 밖으로 나왔다. 


< 이집트 박물관에서 만난 금장식 >


  다시 타흐리르 광장 쪽으로 나와서 점심을 먹기 위해 게스트하우스에서 추천받은 식당을 찾아 이동했다. 다행히 오래 걸리지 않아 찾을 수 있었고. 기자 피라미드를 가기 전에 에너지를 보충한다는 심정으로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Giza Station으로 이동해서 택시를 타고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만나기 위해 시속 130km로 달려갔다. 


< 시위가 벌어진다는 타흐리르 광장. 우리나라 시청광장의 느낌이었다.  >


< 이집트 지하철 표 - 한 장(약 200원)이면 전 노선 이용 가능 >


  피라미드 지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30분쯤. 태양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였다. 이때부터 시작해서 약 두 시간 가량 돌아다녔으니 그 더위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날씨도 힘들게 하는데 여기저기서 다가오는 삐끼들과 낙타 몰이꾼들 심지어 택시기사까지도 우리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다. 비수기라서 먹고살기 힘든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런 식으로 관광객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혀 도움이 안될 것 같았다.


  인간의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피라미드는 정말 대단했다. 현대 건축 기술로도 재현하기 힘들어 보이는 피라미드는 벽돌 하나의 높이가 2미터 이상은 되어 보였다. 가까이서 보면 그런 돌이 높이 쌓여있으니 이걸 만든 사람들이 대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


  이곳의 관광 상품 중 하나가 낙타를 타고 피라미드가 잘 보이는 곳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인데 처음 타보는 낙타는 생각보다 무서웠다. 안장에 발을 올리고 타긴 하지만 계속 흔들흔들거리면서 걷기 때문에 하마터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타는 내내 의자에 달려있는 손잡이를 꼭 붙잡아야만 했다. 낙타를 끌어주는 친구는 사진도 찍어주고 (짧은 영어로) 말동무도 되어주는데 결국에는 나중에 팁을 많이 받기 위한 노력이었다. 낙타에서 안 내려주고 계속 팁으로 5달러를 달라고 해서 알았으니깐 일단 내려달라고 한 다음에 1달러만 주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이집트에서 호객행위를 하고 팁을 요구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집트를 다녀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부분을 꺼려하는 것도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이 나라 국민들의 소득이 좀 더 높아져서 이런 부분이 개선된다면 이집트를 찾는 관광객의 수가 조금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사 먹은 베스킨라빈스의 음료는 너무 시원해서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한 모금 넘기는 순간 지금까지 힘들었던 기억은 다 잊혀지고 행복감에 젖어드는 것 같았다. 사후 세계에 만약 천국이 존재한다면 이와 같은 기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오전에 체크아웃 했지만 게스트 하우스의 배려 덕분에) 숙소에 들어와서 씻고 짐을 정리 한 뒤 아스완으로 가는 슬리핑 트레인을 타러 다시 Sadat Station을 거쳐 Giza Station으로 갔다. 평일 저녁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 Sadat Station 파노라마 >


  슬리핑 트레인 가격은 2인실이 인당 60$ 혼자 쓰는 경우 80$인데 첫인상은 스위스에서 체코 갈 때 탔던 야간열차보다 좋은 것 같았다. 게다가 저녁이랑 아침도 제공. 그러나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열차가 출발하자 흔들림과 소음이 심해서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


  저녁을 먹고 자리에서 졸다가 승무원이 와서 침대를 펼쳐줬다. 객실 내 세면대에서는 뜨거운 물만 나와서 겨우 양치를 하고 일찍 자려고 누웠다. 원래는 여행 중간중간에 수첩에 펜으로 직접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핸드폰 메모장을 사용하다 보니 또 이 방법이 편리해서 손글씨는 잘 안 쓰게 되는 것 같았다.


<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


to be continued...

Posted by 시나브로 :)